윤석화씨에 대한 비판을 보면서 느끼는 불공정함
여러분은 혹시 가타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이 영화는 태어날때부터 각 개인이 지닌 유전자의 우수성에 따라서 그 사회에서의 신분이 결정되어 버리는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는데 유전자가 열등한 주인공이 갖은 노력과 유전자 기록을 위조(!)함으로써 결국엔 본인이 원하는 명성과 꿈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유전자기록을 철저히 위장하며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체 심지어는 자신의 애인에게도 모든 걸 숨기고 살아간다.
분명 SF영화였고 주인공의 거짓말과 위선이 분명히 거슬려야 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면서 나는 주인공이 몹시도 불쌍했었다.
유전자의 열등성때문에 전혀 기회를 주지 않는 미래의 폐쇄사회...! 열등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경멸스럽게 바라보고 기회조차 주지않는 미래사회의 모습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속이는 과정을 반복하게끔 만들었다는 것을 영화 가타카가 너무나도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가타카같은 영화속 얘기가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엄연한 현재 진행형이다.
신정아씨의 학력위조파문에 이은 영어강사 이지영씨,디자이너 이창하씨 ,동숭아트홀 대표 김옥랑씨 그리고 연극배우 윤석화씨에 이르기까지...소위 우리 문화계를 대표한다는 유명인사들이 줄줄이 학력위조를 했다는 허탈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가 하나의 공고한 체제로써 기능하고 있으며 지도층의 이미지와 사람들의 신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학벌이( 위조를 해서라도! ) 필요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우리 모두가 조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학력위조를 한 이들...오늘은 특히나 윤석화씨의 위선과 도덕성을 비판하고 성토하고 있는 중이다...
모두가 지적하듯이 이런 부조리가 명백히 드러남으로써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히 학력위조를 한 이들은 응분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나도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부터 학력위조를 할 마음은 분명히 없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들의 그릇된 통념과 좋은 학벌이 성공으로 가는 길에 지나친 영향을 미치는 사회라면 학력을 위조한 이들만 탓할수는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학력을 위조했을까하는 가련한 마음이 앞서는 건 왜일까!
지금도 우리 사회의 현실을 생각해 보시길..!
조금 잘 나가는 대기업...아니 웬만한 중견중소기업에 입사하려면 최소한 4년제...그것도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을 나와야만 이력서를 내밀어 볼수나 있다는 건 분명 지나친 감이 없지 않은가. 멀리 볼 것도 없이 가까운 우리 주변의 이웃들은 어떤가. 너도나도 자식들 학원비에 등골이 휘고 있는 중이다. 과도한 조기 유학 붐,기러기 아빠 애기는 왜 나오는 걸까? 왜 이렇게 무리해서 학원을 보내느냐고 물어보면 한결같이 하는 말들이 다른 자식들에게 뒤쳐질까 봐서란다. 이게 뭔가! 다들 학벌위주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말들을 하면서도 일단 학벌사회가 요구하고 만족하는 위치에 가기만 하면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니까 학벌위주 사회시스템은 사실상 모두가 방치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던가.
내가 이렇게 주장을 해도 어떤 분들은 아무리 그래도 문화예술계에 무슨 학벌이 필요하냐며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고 거짓으로 대중을 기만했다고 연극배우 윤석화씨를 몹시 가증스럽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얼마전 인기만화가 이현세씨도 대학을 나오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학력을 속일수밖에 없었으며 죄송하다는 심경을 고백했었다.
만화가 이현세씨에게 만화나 잘 그리면 되었지 왜 그동안 학력을 위조했었냐고 여러분들은 자신있게 말할수 있겠는가? 이현세씨가 왜 학벌을 속였는지 잘 생각해보시길! 왜 이현세씨의 학력에 대한 거짓말과 고백은 너그럽게 용서가 되고 윤석화씨는 문제인가?
이왕 이현세씨를 거론한 김에 하나만 더 물어보자!
요즘 한국영화계의 돌풍이 된 영화 디-워의 심형래 감독의 학력도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 최고의 인기 개그맨이었으면 개그나 잘하면 되었지 왜 지금까지 학력을 속였을까? 여러분들이 윤석화씨를 비판하는 식으로 하자면 그런 가증스러운 위선(?)을 보인 자가 이제 와서 영화감독이랍시고 대중들앞에 떳떳이 나서도 되는 것인가?
학력을 위조하고 다른 이들의 눈을 속인건 심형래감독도 다 마찬가지인데 왜 심형래감독은 비난하지 않는 것인가?
지금 그대들의 도덕률은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인가?
혹시라도 심형래감독은 뭔가 놀라운 성과를 내서 국익에 도움이 될 것 같고 대중적 인지도가 워낙에 크니까 용서가 되고 윤석화씨는 그렇지 않아서 용서할수가 없다는 것인가? 만약에 윤석화씨가 브로드웨이나 세계가 인정하는 연극계의 수퍼스타였다면 그대들은 또 말들이 달랐을 것이다. 솔직히 그렇지 않은가....!
학력위조가 만연한 사회!
학벌이 곧 경쟁력이며 신분을 지나치게 규정하는 폐쇄적인 사회 시스템...그리고 말로는 그런 사회를 성토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바꿀 의지가 없고 그속에 편입되기를 원하는 우리들의 이중성이 은밀한 동거를 계속하는 한 이런 부조리하고 개인적으로는 돌이킬수가 없는 유혹(?)의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많은 이들이 무턱대고 실력위주의 사회를 만들자는 말을 하는 것처럼 막연한게 없는 것이다. 학력을 위조한 이들에게 비판을 하므로써 투명하고 세련된 사회가 된다는 말도 너무 남발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이런 공공연한 부조리들을 몰랐던 사람도 있었는가!
학력을 위조한 이들을 비판하기 전에 놀랄만한 결과물에만 집착하고 환호하며 지나치게 너그러운 우리들의 비뚤어진 의식부터 바로잡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가는 사회!
화려한 결과보다는..좀더 정확히 말해서 탁월한 실력보다는 노력해가는 과정을 중시하고 기본적 양심을 속이지 않는 이들을 좀더 우대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르쳐주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추신: 글을 쓰다 보니까 오랜만에 가타카를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다. 가타카 DVD가 어디에 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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