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관산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억새가 장관인 데다
산세가 기암괴봉이 펼쳐져 있어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힌다. 사진은 정상 능선의 모습으로, 뒤로
월출산이 솟아있다.
[주말 매거진] 기암·억새에 다도해
조망…천관산
18·19일 억새제…판소리
한마당 등 행사 다채
조선일보/2003.10.09 흔히 가을의 전령으로
꼽히는 것은 단풍. 하지만 실제 단풍이 시작도 하기 전에 억새는 먼저 이삭이 팬다. 장흥 천관산(天冠山·723m)이 억새로 반짝이고 있다.
정상인 연대봉에서 환희대에 이르기까지 1㎞ 정상 능선, 40만평 산등성이가 은빛 물결을 일으키며 다도해 가을바다를 화사하게 꾸며주고 있다.
올해 천관산 억새는 여느 해에 비해 키도 크고, 아름답다. 철도 일러 10월
첫째주 일요일 이미 이삭이 활짝 팬 상태다. 장흥군은 억새 절정기인 10월 18, 19일 이틀간 억새제를 열지만, 억새는 일단 패면 20일은
지속되기에
10월 말까지는 억새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10회째를 맞는 올
억새제에서는 판소리 한마당, 억새아가씨 선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문의 장흥군청 문화공보실 전화
061-863-2509.
여느 산과 다름없이 억새만 펼쳐져 있다면 굳이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천관산까지 애써 갈 이유는 없을 것이다. 천관산은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이나, 내장산, 월출산, 능가산(변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 면에서 전혀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지만, 같은 대열에 올려지는 7산이다.
이는 역시 이 산만의 독특한 산세 덕일 게다. 호남에서 기암 경관이
대단키로는 영암 월출산이 으뜸일 테지만, 철옹성처럼 웅장하고 굳건하여 접근이 만만치 않은 반면 천관산은 월출산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형세의
기암이 수없이 솟아 있으면서도 순하기 이를 데 없다. 북서쪽을 제외하고는 산릉이 부드러워 어느 쪽이건 쉬엄쉬엄 두어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그런 편안함 속에서 상봉까지 오르는 사이 암봉 아홉 개가 하나의 암봉군을
이룬 구정봉(九頂峰)을 비롯해 관세음보살이 불경을 실은 돌배의 돛대라는 석선(石船), 용 아홉 마리가 승천했다는 구룡봉(九龍峰) 등 주옥으로
장식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는 천관산의 크고 작은 기암들을 마음대로 둘러보며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억새와 기암이 어우러진 천관산의 매력은 다도해 조망이 어우러지면서 배가된다.
등뒤로 월출산과 같은 명산들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앞으로 올망졸망한 섬들이 띠를 이어 수많은 호수를 모아놓은 듯한 다도해의 풍광이 눈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어 그 즐거움이 한층 더해지는 것이다.
한반도 최남단이나 다름없는 천관산을 산행만 하고 돌아선다면 뭔가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뛰어난 산세 때문에 지제산(支提山), 천풍산(天風山), 풍천산(楓天山), 신산(神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온 천관산은 보물
1점과 문화재 2점을 지닌 천관사와 장천재를 함께 묶어 98년 10월 10일자로 전남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산기슭의 고인돌 집단지구인
방촌지석묘군(도기념물 제134호)과 위계환 가옥(중
요민속자료 제161호), 위성룡·위성탁 가옥(민속자료 제6, 7호) 등의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문의 장흥군 관산읍사무소 총무계 전화 061-860-0602).
■ 교통·숙박
광주에서는 관산이나 대덕행 직통버스를 이용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장흥에서
갈아타야 한다.
광주→관산·대덕 = 종합버스터미널(광천동)에서 30분~1시간
간격(06:05~20:35)으로 운행하는 장흥 경유 회진행 직통버스 이용. 약 1시간20분 소요, 요금 관산 7800원. 대덕 8700원. 전화
062-360-8114(ARS).
서울→장흥 =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08:50(우등),
15:40(우등), 16:50(일반) 출발하는 장흥행 금호고속 이용. 약 5시간 소요, 요금 일반 1만6000원. 우등 2만3800원. 금호고속
전화 02-530-6211.
부산→장흥 =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50분
간격(06:30~17:45)으로 운행하는 강진행 직행버스 이용. 요금 1만7000원. 전화
051-322-8301~2(ARS).
순천→장흥 = 시외버스공용정류장에서 20분 간격(05:26~19:30, 막차
20:25)으로 운행하는 강진행 직행버스 이용. 요금 5600원. 전화 061-744-8877(ARS).
장흥→관산 = 공용버스정
류장에서 1일 31회(07:05~22:40) 운행하는 회진행 직행버스나 1일
26회(06:00~10:30) 운행하는 회진행 장흥교통 군내버스 이용. 요금 관산 1700원, 대덕 2600원. 공용버스정류장 전화
061-863-9036, 장흥교통 863-0636.
관산읍~장천재 2㎞와 대덕읍~탑산사 4㎞ 거리는 도보나 택시로 접근해야
한다.
숙박은 천관산 자연휴양림(전화 061-867-6974)이나 음식점과 민박을
함께하는 장천재 입구의 천관산관광농원(867-7890) 또는 담소원(867-9431)을 이용한다. 물론 장흥읍내나 관산읍, 회천면소재지에도
다양한 수준의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 천관산 자연휴양림
천관산 자연휴양림:천관산 북서쪽 산자락에 들어선 자연휴양림은 천관산을
대표하는 기암괴봉인 구정봉과 지장봉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고 시설물 또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휴양림이다. 봄철에는 진입로변
3만여평의 산사면에 자생하는 동백림숲과 비자림숲이 장관을 이룬다.
시설물로는 콘도형(5동)과 야영형(2동) 산막, 숲속수련장(2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주차료는 중소형 3000원, 대형 5000원이다. 숲속의 집,
숲속수련장 이용자에게는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시설물 이용 예약은 인터넷에 한해 받는다. 산림청 홈페이지(http://www.foa.go.kr/) 초기 화면 우측 상단의 자연휴양림 안내도에서 전라남도를 클릭하면 천관산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문의 전화
061-867-6974.
장흥 관산읍~강진 칠량면간 837번 지방도로를 따라 골치재까지 간 다음 남쪽
임도로 7km 들어가야 한다. 승용차도 진입할 수 있다. (안중국·월간산 기자 jkah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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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관산 휴양림 코스 정상능선 직전에 만나는
진죽봉. 기암괴봉이 인상적이다. [주말 매거진] 천관산 등반코스
3選
모든 길은 정상 연대봉 억새밭으로 통한다
조선일보/2003.10.09 천관산 산행
코스는 장천재, 탑산사, 휴양림 등 크게 3개 기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가장 인기 높은 기점은 장천재요, 그 다음은 승용차로 해발 300m까지
오를 수 있는 탑산사다. 그리고 휴양림 이용객들이 즐기는 휴양림 기점 코스를 들 수 있다. 억새 군락지는 정상인 연대봉에서 북쪽 환희대 사이의
1㎞ 능선으로 어느 코스로든 오를 수 있다.
■ 대중적인 장천재 기점 원점회귀 코스
장천재(長川齋)는 조선 후기 실학자로서 천관산의 인문지리서
‘지제지(支提誌)’를 펴낸 존재 위백규 등 여러 학자가 수학한 곳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삼은 원점회귀 산행이 가장 인기 있다. 이
코스에서는 선인봉 능선길, 정원선 능선길, 금수굴 능선길 중 두 가닥을 택해 오르내린다. 기암을 가까이 하면서 산행하려면
선인봉~종봉~구정봉~환희대~억새 능선~연대봉~정원석~장천재 코스가 적합하다. 3시간30
분 소요. 9개 기암이 줄지어선 구정봉은 암봉 양쪽으로 산길이 나 있다.
짧은 원점회귀 산행을 원하면 장천재 위쪽 체육공원에서 금수굴을 거쳐 정상능선으로 곧장 오르는 코스를 따른다. 등행이든 하행이든 30분쯤
단축시킬 수 있다.
■ 일몰이
장관인 탑산사 원점회귀코스
산중턱에 위치한 탑산사(塔山寺)까지 승용차로 접근이 가능해 정상까지의 산행
길이가 짧은 편이다. 탑산사 주차장 아래에는 우리나라 문인들의 글을 새긴 바위를 모아놓은 문학공원이 조성돼 있다. 등로가 산 남서쪽으로 나 있어
석양에 반짝이는 억새 물결과 다도해 일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탑산사에서는 불영봉 능선, 닭봉 능선, 구정봉 능선 세 코스 중 두
가닥을 엮어 오르내리며 원점회귀 산행을 한다. 가장 빠른 등로는 닭봉 능선길이지만, 대개 불영봉 능선과 구정봉 능선을 엮는다. 3시간 소요.
보다 긴 산행을 원하면 23번 국도와 탑산사 주차장 중간쯤 위치한
천관산 사슴농장에서 오른쪽(동쪽) 거북바위~불영봉을 거쳐 연대봉에 오른 다음 환희대~구룡봉~칼바위 능선을 거쳐 사슴농장으로 돌아온다. 약
5시간. 23번 국도에서 약 500m 거리인 연지 마을 이후 탑산사까지는 노폭이 좁아 승용차만 진입이 가능하다.
■ 휴양림 원점회귀 코스
먹거리와 많은 캠핑장비를 지닌 휴양림 이용객들에게는 역시 잠자리에서 출발했다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적격이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부근에서 능선길을 따르면 지장봉과 진죽봉을 거쳐 환희대 삼거리에 올라선다. 여기서 1㎞ 거리인
연대봉까지 다녀오면서 억새 풍광을 만끽한 다음 구정봉 길을 따르다가 갈림목에서 왼쪽(천관사 방면) 능선으로 내려선다. 첫 번째 잘룩이에서 왼쪽
사면 길로 꺾으면 인천 위씨 제각을 거쳐 휴양림 산막으로 내려서고, 계속 능선을 따르면
보물 제795호인 삼층석탑이 있는 천관사가 나온다. 천관사에서 837번
지방도로까지는 약 3㎞ 거리.
*정상 능선에 샘이 2개소 있지만, 억새철에는 탐방객이 많아 이용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산행출발 전 식수를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천관산은 바람을 피할 만한 곳이 거의 없으므로 방풍보온의류를 꼭 준비해야 한다.
[주말 매거진] 천관산 인근
맛집
가을 전어·표고버섯 먹은 한우…파전에 솔잎동동주 한잔
'카~'
조선일보/2003.10.09
천관산은 전라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여느 명산들과 달리 산자락에는 집단시설상가가 없다. 그 대신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로 차려내는 횟집이 도처에 널려 있다. 한편에서는 표고버섯 가루를 섞어 만든 사료를 먹인 ‘표고 한우’
고
기를 내는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장흥군 대덕읍에는 “읍 인구보다 한우
숫자가 더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관산 자락은 한우를 많이 키우는 곳이기도 하다.
▶담소원(061-867-0723) ;언덕 위의 하얀 2층집.
그림엽서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목조건물 아래층은 토속한식점이고 2층은 장산 위용환 화백의 화실이자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이다.
2층 찻집은 언제나 은은한 고전음악의 선율 속에 잠겨 있다. 장천재를 경유, 천관산을 오르는 들머리에 있다. 집 마당에는 일제에 항거,
독립운동을 펴다가 32세의 젊은 나이로 이역만리 러시아땅에서 생을 마감한 ‘덕암 위석규선생 의열비’가 서 있다. 넓은 유자밭에 놓아 기른
촌닭으로 닭불고기와 닭백숙(각 3만원)을 차려낸다. 천관산 자락 최고의 명소로 소문이 나 있는 이곳에서 푸짐하게 부쳐 내는 파전 한 쟁반에
솔잎동동주 한잔을 걸치면 신선이 따로 없다는 집이다. 산채비빕밥, 파전, 동동주 한 됫박 각 5000원. 민박 손님도 받는다. 도토리묵
7000원. 담소원 전화번호 0723은 천관산 높이 723m에서 따 왔다.
▶청송횟집(061-867-6245) :청정해역 득량만 바닷가에
있는 어부횟집. 15세 나이에 어부일을 시작한 35년 경륜의 어부 김경선씨가 자신의 고깃배에서 잡아 올린 고기를 부인 박미순씨가 회를 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다. 농어·돔·도다리·전어 등 자연활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회진면 회진리 면사무소 옆에 위치. 80명 수용
규모.
▶병영식당횟집(061-867-2276) :관산읍 중심가 옥당리
골목 안에 있다. ‘여름 하모(바다 갯장어)에 가을 전어’라는 30년 전통의 집으로 유명하다.
▶바다회집(061-867-2332) :대덕읍 신월리 5일장터에
있는 집. 5일과 5의 배수의 날에 열리는 장날에는 시골 장터 구경삼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삭금횟집(061-867-5461) :회진면 삭금리 바닷가에 있는
집으로 숙취해소에 좋다는 된장물회가 유명하다. 대덕과 회진에서 각 4㎞의 거리다.
▶장흥회관(061-864-3131) :장흥읍내 중심가 건산리에
있는 밝고 깔끔한 한우고기집. 꽃등심 1만6000원 갈빗살 1만5000원 돌판비빔밥 5000원. 돼지고기도 먹을 수 있다. 삼겹살과 갈비 각
6000원. 1인분은 안 판다.
▶취락식당(061-862-2584) :전라남도에서 별미식당으로
지정한 ‘키조개 로스구이’ 전문점. 키조개(해산물)와 한우고기가 만나는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이 집에서는 키조개 양식장을 갖고 있다. 23년
전통의 집. 1인분 1만5000원. 2인분 이상만 판매. 군청에서 인접한 거리에 위치.
▶싱싱회마을(061-863-8555)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건져올린 횟감들이 옥호 그대로 ‘싱싱’한 횟집이다. 이 집에서 쓰는 고기들은 유통과정 없이 바다에서 바로 들어오는 자연산들이고 그만큼 값도
싸다. 가을이 되어야만 제 맛을 낸다는 전어회나 무침, 구이가 4인분 기준으로 각 3만원. 군청 앞쪽에 있는 집으로 현지 산꾼들의 ‘참새
방앗간’ 구실을 한다. (장흥=박재곤·산악인 ‘산따라맛따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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