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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조영’ 등 TV사극 역사 오류·왜곡 심하다”

by 풍뢰(류재열) 2007. 7. 29.

“‘대조영’ 등 TV사극 역사 오류·왜곡 심하다”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전11권 완간한 임동주 서울대 초빙교수



“소설이든 드라마든 역사를 다루려면 먼저 그 내용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멋대로 해석하면 절대 안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 삼국지’(마야) 전 11권을 완간한 임동주(53·서울대 초빙교수)씨는 ‘주몽’, ‘연개소문’에 이어 ‘대조영’이 TV 사극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을 파고드는 데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감을 표명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수동적으로 반응해 사극을 양산하는 것도 문제이고, 드라마 작가들이 원작 없이 대본을 쓰면서 내친김에 원작도 만들어 책 장사를 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엉터리 고증은 물론이고 제작도 졸속으로 되기 십상이죠.”

임씨는 드라마 ‘대조영’의 경우, 매국노 집단들이 미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당연시되고 있는 점과 중국에 대한 과장된 사대 경향, 인물 연대기의 오류 등을 지적했다.

“이러한 역사 왜곡은 국민이 우리 역사를 비하하고, 패배주의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이를테면 초인적인 영웅으로 등장하는 당나라 설인귀는 사실 졸장이었습니다. 645년 고구려·당나라 전투를 비롯해 675년 신라·당나라 전투, 670년 대비천 전투 등 고구려 신라와 8번 싸워 6번이나 대패했습니다.”

고구려 마지막 왕인 보장왕을 폄하한 장면에 대해서 임씨는 크게 분노한다.

“사료에 보면 보장왕은 고구려 부흥운동을 벌이다 681년 쓰촨성 공주로 유배돼 죽는 날까지 당당했습니다. 그런 보장왕을 설인귀 부하로 설정한 것은 조상에 대한 심각한 모욕입니다.”

임씨는 또한 드라마는 대조영의 의형제 흑수돌을 부각하느라 대조영의 친동생 ‘대야발’에 대해서 지나치게 홀대한 것도 지적했다.

임씨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알게 모르게 스며있는 역사 사대주의다. 이미 막을 내린 ‘주몽’에서 비류와 온조를 우태의 자식으로 설정한 것과 중천왕 때 관나부인을 강물에 빠진 것으로 묘사한 장면은 왜곡의 극치라는 것.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모두 ‘주몽이 부여와의 둘째딸과 결혼해 비류와 온조를 낳았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엔 또한 ‘왕이 관나부인을 가죽부대에 넣어 서해에 빠트렸다’(王以貫那夫人置革囊,投之西海)는 기록이 분명히 나옵니다. 굳이 ‘바다’를 ‘강’으로 왜곡해 한나라가 설치했다는 낙랑군을 한반도로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한나라 군대를 철기군으로 등장시킨 장면에 대해서도 임씨는 어이없어 한다. 당시 한나라 군대는 두루마기 걸친 농민병들이 대부분으로 철기군은 없었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 임씨는 또한 고구려는 유리왕 손자인 모본왕 때부터 국경을 넓혀왔고, 수나라는 고구려와 네 차례 전쟁에서 모두 패해 결국 멸망에 이르는 등 고구려 800년 동안 중국엔 35개국이 명멸한 사실을 거론하며 고구려의 대중 조공설을 부인했다.

임씨는 이밖에도 ‘고대 일본은 백제의 분국’이라는 ‘왜백제’(倭百濟) 기사와, 신라 혜초보다 200년이나 앞선 512∼526년 천축국(인도)을 다녀온 백제인 학승 겸익을 발굴 소개하며 당시 백제의 국제화 정도와 국력을 입증했다.

11년 만에 ‘우리나라 삼국지’를 완간한 임씨는 “어린 시절 중국 ‘삼국지’를 읽으며 왜 우리에겐 우리의 ‘삼국지’가 없을까 늘 안타까웠다”면서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에게 우리나라에도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처 : 대한민국 사랑방
글쓴이 : 홍만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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