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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Die Hard 4.0 - 브루스 윌리스 형님만 최고예요!

by 풍뢰(류재열) 2007. 7. 29.
영화 줄거리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 컴퓨터 해킹 용의자 매튜 패럴(저스틴 롱)을 FBI본부로 호송하던 존 맥클레인. 매튜 패럴의 집으로 들이닥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정부의 네트워크 전산망을 파괴해 미국을 장악하려는 전 정부요원 토마스 가브리엘이 자신의 계획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해...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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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여름은 여름이다. 일단 한국영화가 그다지 쪽을 못 쓰는 가운데, <트랜스포머>가 기선을 제대로 제압하더니 <다이하드 4.0>과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이 바로 스크린을 제대로 점령해 버린 상황. 역시 대한민국 여름 극장가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세상이다(그러고 보면 한국영화가 여름 성수기 때 빛을 본 게 지난해 <괴물>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이하드 4.0>은 '브루스 윌리스의 건재함'을 내내 과시하는 영화였다. 지천명을 넘기신 나이(맞나?)에도 불구하고 어린 것들에게 조인트도 까이시고 발길질도 당하시는 등 고비에 고비를 넘기시는 모습, 역시 대단하시었다. 하지만, 역시나 아쉬운 점들도 여러군데서 발견되었으니, 그 부분을 중점으로 한번 이 영화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내가 제대로 본 <다이하드>시리즈는 3편이 고작이며, 1,2편은 제대로 본 기억도 안 나니 비교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안다. 독자께서는 참고바란다.

 

 첫번째 아쉬웠던 것은 '존 맥클레인만 살아 움직이시더라'는 거다. 그 말은 즉 <다이하드 4.0>을 보는 내내 '브루스 윌리스'의 존재감만 너무 커서 그가 빠진 장면은 왠지 재미가 잘 안느껴지더라는 것. 3편만해도 쟁쟁한 연기파배우들이 총출동했었다. 아, 제레미 아이언스 아저씨, 사무엘 잭슨 아저씨의 포스에 브루스 윌리스도 연기적으로는 진검승부를 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브루스 윌리스'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꽉 찬' 연기를 보여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캐스팅 라인업만 살펴봐도 진단은 나오는데, 브루스 윌리스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국민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영화에 등장했다. 결국 이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 혼자 다 끌어가야 하는 영화'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재미가 좀 반감된다. 치고 박아도 신이 나야 되는데, 받아주는 사람이 영 없으니 뭔가 떨떠름하지 아니한가?

 

 두번째 아쉬웠던 것은 '디지털이 액션을 너무 상쇄시켜 버렸다'는 사실이다. <다이하드 3>이 나왔던 시절만 해도 존 맥클레인과 제우스 아저씨는 다분히 아날로그적으로 사태를 풀어나갔다. 모든 것은 공중전화로 이뤄졌고, 그래봤자 핸드폰을 쓰는 정도. 또 무전 내용을 도청할수 있다는 정도. 3탄이 나온 것이 1995년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아날로그적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몸으로 때우는 액션'이 가능했고, 그만큼 볼거리를 제공한 덕으로 호쾌한 액션을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너무나도 보편적으로 쓰이고, 핸드폰 없으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디지털시대에 사는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95년 악당들이 원한 것은 FRB(미국 연방 준비 위원회)의 금괴들이었다. 목표물도 굉장히 아날로그 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2007년 악당들이 원한 것은 미국 전체의 금융거래 파일이다. 금괴는 물질적으로 잡히는 것이지만, 파일은 물질적인 도구가 전혀 아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얻기 위해 침투 내지 해킹하는 신을 집어넣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러한 신은 <미션 임파서블 1>에서 거의 볼장 다 본 신이다. 한마디로, 더이상 새롭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Delete키를 누르면 설치된 폭탄이 작동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의 악당이 추구하는 디지털적 공략방식과 부딪친다는 느낌이다(그 많은 폭탄은 언제 다 설치한게야...).

 

  세번째 아쉬웠던 점은, 이건 그렇게 별거는 아닌데, 이 영화가 '오락영화'를 표방하다보니, '국가시스템의 마비'라는 소재를 너무 '어설프게 다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차피 모든 문제가 돈으로 수렴되는 문제고, 그의 해킹 실력이 모든 걸 다 뚫을 수 있는 실력이라면, 그 인력 동원해서 그냥 본진으로 직접 쳐들어가는 것도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3편에서 제레미 아이언스가 뉴욕 FRB근처의 지하철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은 '금괴 탈취'를 위해서였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미국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은 결국 금융파일을 빼내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문제는 '꼭 그럴 필요 있었나'하는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인데, 뭔가 교훈적인 내용까지 덧붙이고자 했던 것은 아닌지 감독의 의도가 심히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오락영화로써 여러 미덕을 지니고 있다. 일단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가 현실성을 잃지 않았다는 것. 살아나는 것은 매우 큰 환상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도 어떻게 따지고 보면 미국에 한명은 있을 법한 아버지 모습이 아닐까 싶다. 딸래미가 외간 남자애랑 진한 스킨쉽하는데 눈 안동그래질 아버지가 어디있을 것이며, 자기가 맡은일에 가족도 내팽개치고 사명감을 다 하는 모습은 어찌보면 '미국이 원하는 아버지 상'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안그래도 깨어져 가는 핵가족 가부장제의 미국 가족 시스템에서 '존 맥클레인'이 보여주는 아버지상은 '(구)시대가 요구하는 아버지상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또 '파트너를 굉장히 능동적으로 쓴다는 점' 또한 이 영화가 어느정도 변화와 발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맥클레인 형사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사건은 디지털로 터지고 있다. 몸빵으로 막을 수 있는 사건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데리고 다녀야 하는 조력자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최고 실력의 해커'를 파트너로 붙였던 것이고, 맥클레인은 조력자인 '매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또 의지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이는 3편에서 상점 주인이었던 사무엘 잭슨이 브루스 윌리스 따라 그저 개고생만 하면서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과는 차원이 틀린 문제이기도 하다.

 

 <다이하드 4.0>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강한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 중 하나다. 분명히 액션은 강하지만, 브루스 윌리스는 건재하지만, 그래도 '카드빚 지는 기분'이 드는건, 이전 3편까지 보여줬던 아날로그적 액션이 너무나 호쾌했고 시원했기 때문에 그랬던 건 아닐까. 하긴, 브루스 윌리스도 이제는 지천명을 넘기신 나이니 몸조심도 하셔야겠고, 그 연세에 그정도 하신거면 대단한 액션 하신건 사실이니까.

출처 : NOMAD기질이 있는 자의 블로그
글쓴이 : H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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