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친구를 만들고, 비즈니스는 그 다음에 하라"
먼저 친구를 만들고, 비즈니스는 그 다음에 천천히 하라(现做朋友, 以后慢慢做生意)"
84년 대우 홍콩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중국인을 상대로 20여년 간 장사를 해온 박근태 CJ중국 사장이 지난 29일 재중국 한국인회 화요사랑방 강좌에서 말한 첫 마디이다.
박근태 사장은 대우와 대우인터내셔널에서 홍콩,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 지사장을 지낸 전형적인 무역통으로 1999년 8월 대우 그룹의 해체와 함께 실적 좋은 중국내 대우 법인들마저 공멸 위기를 맞았으나 중국 친구들 덕분에 간신히 넘겼다.
노컷뉴스의 2005년 5월의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시정부의 한 고위간부는 "우리 상하이 시정부 차원에서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었고 실제로 교통대우가 버스 노선권 등을 따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또한 대우그룹 해체 후, 다른 지역은 몰라도 중국내 대우 관련 기업들은 자립경영을 넘어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사장은 중국인을 "진짜 어려울 때 외면하지 않고 의리를 중시하며 장기적으로 관계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박 사장은 늘 회사 직원들에게 상대 기업의 키맨을 파악해서 그와 친구가 되라고 권하고, 중국어를 해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며 중국어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중국 사업 20여년 동안 홍콩,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에서 절친한 친구 1~2명씩을 사귀었으며, 이 친구들이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박 사장은 화요사랑방 강좌에서 20여 년의 중국 사업을 통해서 얻은 중국인의 지역적 특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 베이징 사람 :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정치적 동물이다. 중국 제일의 유머 감각을 갖고 있으며, 과장이 많고 환담을 좋아한다. 자기 체면 때문에 실속을 못 차리는 경우가 많으며,
배경과 인간 관계를 많이 따진다
◆ 상하이 사람 : 비즈니스의 목표가 분명하며, 경제적 이득을 유일한 목표로 하고 한 푼이라도 깎을 수 있으면 깎는다. 상대의 이윤을 인정하지 않을만큼 철저히 깎는다. 과욕을 부리지 않으며, 현실적 손해가 따르는 일은 기피하고 겁이 많아서 리스크에 민감하다. 최근 들어 국제 거래가 많기 때문에 국제 관행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 광저우 사람들 : 매우 현실적이다. 지위나 체면을 안 따지며, 부가 지위와 체면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명품 의류, 자동차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고, 모험을 즐기며 남의 힘으로 부를 축적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미신을 중시하고 가격협상을 즐기는 반면, 인생철학이나 인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 후난, 후베이 사람들 : 성실하고 자기 고생을 두려워 않는다. 천부적인 비즈니스 재능을 갖고 있으며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 원저우 사람들 : 중국 최고의 상인 중의 상인이다. 이득이 보이면 무슨 일이든 하지만 손해는 절대 보지 않으려 한다. 중국 부동산, 증권 분야의 큰 손들은 거개가 원저우 사람들이다.
◆ 동북 3성 사람들 : 친구 간에 의리를 중시하며, 강인한 인내력과 투지력을 갖고 있다. 호방함을 과시하고 술을 잘 마신다. 분위기에 쏠리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박 사장은 이 외에도 중국인과의 거래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중국인은 현물거래를 원칙으로 하며, 돈을 받고 물건을 인도한다. 구매 후 반품은 없는데 최근에는 클레임이 잦고 있다. 중국인은 어떤 경우에도 상대를 믿지 않으며, 외상 거래는 아주 친한 친구 아니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인과의 외상 거래를 철저히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중국 전체 시장을 하나로 보면 안 되며, 성별로 지역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베이징-화베이, 상하이-화둥, 둥베이 3성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거래하고 시장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인은 타지역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기 때문에 관계가 설정되지 않은 첫 거래를 대단히 기피한다. 따라서 먼저 친구를 만든 다음에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신용거래는 아직도 시기상조이다. 대외 결제자와 구매자가 다른데 따른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한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대외무역에 대한 국제 룰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현물을 보고 구매를 결정해, 샘플을 굉장히 중요시 한다.
박 사장은 "관시(关系)가 중국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관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는데, 거의 모든 경우에 관계가 없이 어렵지만 모든 것이 해결해 준다는 인식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기관 등에서 '자신'이 보장한다는 말을 믿고 토지 사용 등의 문제로 낭패를 당한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다.
그는 "이득이 있을 때 관계가 의미를 지니는데 감정이 개입된 관계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모든 것을 관계에 맡겨서는 안되며 제1, 제2의 안정장치를 염두에 두고 원활한 관계 정립, 장기적인 관계가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과 관련해 박 사장은 먼저 시장 특성을 먼저 철저히 파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판매 제품이 가능성 있는 시장은 어디며,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물류 상황, 상관습, 소비특성은 어떠한지, 또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이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지역선정에 있어서는 수출을 위한 것인지 내수를 위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지역을 포커스로 삼고 진출한 다음 확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쳐야 하며, 한국 상품의 인지도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중국에서의 한류 영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은 여전히 일본, 유럽 제품을 선호하며, 한국제품은 중저가 상품으로 인식돼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타이완, 일본 상품과의 경쟁력을 파악해야 한다.
거점 설정에 있어서는 초기에 마케팅 담당 인력을 선정해야 하는데, 무역협회나 코트라 등을 활용해서 경험자가 있는지 물색하는 것이 좋다. 시장 거래선 개발을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중국 각 협회, 개인 등과 부단히 접촉해야 한다.
또한 계약 과정에서는 조건을 철저히 문서화해야 한다. 매번 이야기 할 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그 날 이야기 한 것은 반드시 기록하는 것이 좋다.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만나서 해결해야 하고 소송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으며, 이성적으로 손실을 줄이는 선에서 해결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특히 절대로 감정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박 사장은 끝으로 "중국에서는 인내를 가지고 아무리 철저히 해도 실패확율이 높다"며 "선택과 집중을 현명하게 하고 적정한 규모로 무단히 전진한다는 자세로 임해야지 처음부터 올인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일보의 착지 지점을 정확하고 단단히 내디며, 신중히 선택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섣부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접근하면 사고가 생기니, 유연하고 냉정한 자세를 견지하며, 기대 수익은 현실적 목표는 낮춰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바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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