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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부상2군행

by 풍뢰(류재열) 2007. 7. 12.

몸쪽 높은 공 공략 어렵고 배트 스피드도 '뚝'

 이승엽이 급기야 2군으로 강등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진 때문이다. 그러나 남들처럼 이유 없는 부진은 아니다. 모든 게 부상에서 비롯됐다.

 이승엽은 시즌 초반부터 왼쪽 어깨와 왼쪽 손바닥에 통증을 안고 뛰어 왔다. 몸을 사리는 게 보통인 '용병'이 팀을 위해 아픔을 참고 뛰는 자체에 대해 동료와 코칭스태프들은 높은 평가를 했다. 그러나 아픈 데는 장사가 없다.

 왼쪽 손바닥과 어깨가 아프면 구체적으로 타격에 어떤 지장이 올까? 전문가들은 왼손 타자에게 왼쪽 어깨와 손바닥 통증은 스윙 때 힘을 실을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이승엽은 11일 한신전에서도 왼쪽 엄지손가락에 고무링을 끼고 출전했다. 한여름에 이럴 정도면 손바닥 울림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승엽의 대표적인 '멘토' 중 한 명인 삼성 박흥식 2군 타격코치는 " 손바닥이 아프면 공을 치는 순간 얼굴까지 울림이 온다. 몸 전체에 통증이 오기 때문에 도저히 풀스윙을 할 수 없다 " 고 진단했다. 이승엽 중계를 맡고 있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 요즘 이승엽이 팔로 스윙할 때 왼손을 놓고 오른손만으로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게 손바닥이 아프다는 증거 " 라고 진단했다.

 허 위원은 " 또 왼쪽 어깨가 아프면서 자연히 오른쪽 팔꿈치가 들리고 있다. 이런 스윙으로는 상대투수들이 이승엽만 만나면 집요하게 공략하는 몸쪽 높은 공을 칠 수가 없다. 설령 친다 해도 힘을 실어 멀리 보낼 수가 없게 된다 " 고 말했다.

 허 위원은 이승엽이 11일 한신전 6회말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것을 실례로 들었다. " 치는 순간 넘어갈 것이다 했는데 의외로 타구가 뻗지 못한 채 플라이로 잡히고 말았다. 왼쪽 어깨가 아프고, 그로 인해 몸쪽 공에 왼손을 재빨리 덮으면서 배트를 돌리지 못하는 결과 " 라고 분석했다.

 2군까지 내려갔으니 그동안 내색 못하던 부상도 이제 숨길 필요가 없다. 이참에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깨끗한 몸으로 돌아오는 것이 슬럼프 탈출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