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더위를 알리는 초복이 닥아온다.
저의 구에서는 년례행사로 각 동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삼계탕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렸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씨암닭을 500마리를 만드는 현장은 삼계탕의 열기로 가득하지만, 무더위는 이열치열로 다스려야 한다니 그야말로 땀방울이 비 오듯이 쏟아지지만 나누는 정은 더 뜨거웠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8월 사이에 들어있는 세번의 伏날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으로 나눈다. '
복날'하면 생각나는 것이 개고기다
복날에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을 뿐 아니라 '복(伏)'의 한자가 '사람인(人)+ 개견(犬)' 구조여서 혹시 복날과 개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복날'과 '개'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한자 '伏'은 사람 옆에서 개가 엎드린 모양새를 하고 있으며, '엎드릴 복' 또는 '굴복할 복'으로 읽힌다. 한여름 더울 때 찾아오는 절기로서의 '복날'도 '더위를 굴복시키는 날'이란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개가 사람옆에서 굴복하는데 왜, 복날은 개고기를 먹어야 하는지...
최남선의 '조선상식(朝鮮常識)'에 따르면 '복(伏)'은 서기제복(暑氣制伏), 즉 여름의 더운 기운(暑氣)을 제압 또는 굴복(制伏)시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전해진 것이며, 우리 궁중에서 복날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다.
영어에서 복날을 'dog days'라 부르는 것은 별자리와 관계가 있다.
지구에서 8.7광년 떨어진 곳에 '시리우스(Sirius)'라는 별이 있는데, 큰개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별 중에 가장 밝은 별이다.
역시 서양도 더운 날을 개와 연관을 시키다니..
이리 저리 더운 날이면 개가 수난을 당하는구나.
복날 더위를 제압하는 음식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개장국이다.
개장국은 개고기(황구)를 여러 가지 양념·채소와 함께 고아 끓인 국이다.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歲時記)에도 나온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기력 회복 등 개고기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그 옛날 주변에서 보양식으로 쓸 만한 것을 구하기에는 개고기가 손쉬웠기 때문에 개장국을 끓여 먹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지금도 개고기가 특별히 몸에 좋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나 지방·종교에 따라서는 개고기 먹는 것을 혐오하거나 금기시해 개장국 대신 육개장(주로 양반)이나 삼계탕을 즐기며 더위를 쫓기도 했다.
원래는 연계(軟鷄: 병아리보다 조금 큰 닭)를 백숙으로 고아서 `영계백숙'이라 하였는데 인삼을 넣어 계삼탕이라 불렸으며 지금은 삼계탕이라고 명칭이 굳어졌다.
「서울잡학사전」에서는 계삼탕은 식욕을 돋우고 보양을 하기 위해 암탉에다 인삼을 넣고 흠씬 고아 먹는 것이다.
배를 가르고 삼을 넣고는 꾸져 나오지 못하게 실로 묶는다.
여름철 개장국 먹는 축보다 더 여유있는 집안의 시식이다.
요즘은 개고기가 더 비싼요리가 되었는데, 옛날에는 부잣집에서 먹었단다.
계삼탕이 삼계탕이 된 것은 인삼이 대중화되고 외국인들이 인삼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자 삼을 위로 놓아 명칭을 다시 붙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여 명칭이 바뀐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삼계탕을 끓일 때는 들어가는 재료도 중요하지만 돌솥이나 뚝배기에 뜨겁게 끓여내는 것이 중요하며, 함께 들어가는 인삼 대추 황기 등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한약재이므로 삼계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약식동의(藥食同意)의 개념이 짙게 배어있는 음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은 흰살 닭을 이용해 삼계탕을 만드는데 이것보다는 오골계로 만든 것을 더욱 귀하게 여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오골계를 약용(藥用)이나 식용(食用)으로 많이 쓰는데 조선후기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와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오골계에 대해 적흉백오계(赤胸白烏鷄)가 사람에게
아주 좋되 뼈가 푸른 색이어야 진짜 오골계이다.
겉으로는 알기 어렵고 눈과 혀가 검어야 뼈가 푸른 법이다라고 하였다.
1년중 가장 더운 때는 하지 지난 약 50여일 무렵으로 삼복 더위가 이 기간 안에 있다.
농사일에 지치고 질병이 위협하는 이 때에 몸을 보호하는 여러 음식을 섭취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종 피서활동을 벌렸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조정에서는 벼슬아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고, 농민들은 마을에서 개를 잡는 풍습이 있었단다.
이는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것 으로 추측된다.
개고기는 금기사항이 많아 먹지 않는 사람이 많아, 쇠고기를 넣어 육개장을 끓여 먹거나, 중 병아리를 잡아 영계백숙을 만들고 삼계탕을 만들어 먹었다.
또 팥죽이 질병에 걸리지 않고 더위를 막는다 하여 팥죽을 쑤어 가족이 같이 먹기도 하고 아이와 여자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으며, 어른은 산간 계곡에 들어가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하기도 하였단다.
요즘은 삼계탕을 먹는 것이 일반화 되어 복날이면 삼계탕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흔히 볼 수 있다.
모래가 초복이다.
멍멍이·꼬꼬들에겐 시련의 날이 되겠지만 우린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초복이 시작되면서 더위와 싸워야 하며, 몸 건강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특히 우리 겨레가 이열치열을 즐겼듯이 차가움만으로 해결하지 말고, 더위를 파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슬기로움을 지니고 살았으면 좋겠다.
몸에도 안 좋고, 환경을 파괴하는 에어컨 바람을 피하고, 선조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주신 아름다운 부채를 하나 선물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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