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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시

[스크랩] 그리운 바다 성산포1

by 풍뢰(류재열) 2007. 6. 29.

 

 

 

 

그리운 바다 성산포1

        

                                                                 - 이 생 진 -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도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필거야


아침 여섯시 태양은 수 만 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 밖에 없다고 착각해 온 해를 보라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이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성산포에서는 설사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바람이 심한 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한다.

그러다가도 해 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 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약하다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산은 물이라 막고 물은 산이라 막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자

눈을 감으면 보일거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거다

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거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거다

 

 

 

 

 

 

 

 

 






Secret Garden - Dawn Of  A New Century('99)

출처 : 시가 있는 풀꽃 피는 언덕
글쓴이 : 동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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