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mihak@para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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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쓰게, 하지만 반드시 돌려줘야 하네. 내가 그림 그릴 때 꼭 필요 하거든” 이처럼 천재 예술가 피카소는 압정 하나도 아까워 손을 부르르 떨었던 스크루지였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는 병적일 정도로 엄살꾼 이었다고 한다. 어디 이뿐인가. 피카소의 변죽과 비양심이, 그래서 그의 손녀 마리나는 천재화가인 할아버지의 그늘에서 고통스럽게 망가지고 죽어간 가족들의 모습을 자신의 수기에서 이렇게 밝혔다. ‘할아버지 피카소의 수많은 여성편력을 혼자 견디다 반신불수가 되어 생을 마감한 할머니, 아버지 피카소의 완고함과 냉혹감 때문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하고 무능력자가 되어버린 아버지, 그리고 피카소의 명성에 취해 그의 아들과 결혼한 어머니, 할아버지 명성에 먹칠을 할까봐 가난한 티를 낼 수 없었던 손녀 마리나‘ 그러면서 마리나는 할아버지 피카소를 향해 “우리 가족은 저 천재가 쳐놓은 덫에서 한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를 완성해 가는데 타인의 피를 필요로 했다. 나의 아버지, 오빠, 어머니, 할머니의 피와 나의 피, 그리고 피카소를 사랑한 모든 이들의 피를!”이라며 그의 수기에서 절규하고 있었다. 아무튼 20세기 초, 말썽꾸러기 보헤미안으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공산당원으로, 그리고 언제나 많은 여인들과 요란한 애정행각을 벌인 난봉꾼으로 살아온 피카소, 이런 피카소는 프랑스에서 환영받을만한 외국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 예술가의 자유를 언제나 존중했다. 그래서 피카소는 그에 대한 답례라도 하듯 프랑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펼쳐 보이도록 해준 예술의 조국 프랑스에 자신의 미술관을 선물로 주었다. 바로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이다. 물론 ‘일이 곧 휴식’이라는 피카소의 정력과 끊임없는 성찰과 탐구를 통한 자기 확대, 타고난 건강과 자동기계처럼 쉴 줄 몰랐던 성실성, 그리고 너무 솔직한 예술혼으로 진정한 자유인과 예술인이 될 수 있었던 노력 등 피카소는 어느 나라에 가도 대접 받는 예술가가 될 수 있었다. 어쨌든 피카소는 자신의 조국 스페인보다 프랑스를 왜 더 사랑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숨어 있다. 하나는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를 혐오했기 때문이다. 1937년 7월 12일, 파리국제박람회 스페인관을 설계한 호세 루이스 세르트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러온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무도 게르니카를 보고 웃지 않았다. 말없이 뚫어지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고통은 일정한 한도를 넘으면 표현 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게르니카의 고요함이다.” 프랑코군을 지원하는 독일의 폭격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몰살당한 게르니카의 참극. 20세기 전쟁사의 서막을 연 비극이었다. 이처럼 피카소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스페인을 싫어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프랑스라는 나라가 베풀고 있는 예술가들로 하여금 국적에 상관없이 마음껏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프랑스 정부와 국민들의 열린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을 초월하여 예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프랑스의 자세가 오늘날 수많은 예술가들의 조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몽마르트 언덕의 가난한 화가였던 청색시절의 청년기 시절, 엄청난 부와 수많은 여자를 탐닉했던 중년의 화려한 시절, 그리고 명예와 영광을 동시에 소유했던 말년까지 프랑스는 늘 자신의 조국이었다. 인생의 말년마저도 기후가 좋은 지중해 연안에 화실을 마련 할 정도로 그는 프랑스를 사랑했었다. 이런 ‘혜택’을 받은 예술가는 비단 피카소뿐 만 아니다. 폴란드의 낭만주의 음악가 쇼팽, 피카소의 친구이자 현대시의 출발점이었던 아폴리네르, 루마니아의 조각가 브란쿠시,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 체코의 밀란 쿤데라 등등 나라는 다르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프랑스를 제2의 조국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무기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또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서 추출되는 핵폭탄의 주원료가 되는 플라토늄을 수출하는 나라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프랑스하면 예술과 낭만의 나라로 알고 있다. 이런 이미지로 프랑스는 패션과 보석, 화장품과 향수, 포도주와 코냑 등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심지어 TGV라는 고속철도도 우아함과 세련미라는 프리미엄이 덧붙여져 수출되고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 자! 각설하고 지금까지는 서술이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백남준 미술관이 이제야 겨우 생길 예정이며 정명훈 음악관이 없다는 사실을 쓸려고 이처럼 장황한 서술을 펼친 것이다. | ||
"살아있는 문화뉴스" - 뉴스팬 | ||
2007-04-19 오후 4: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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